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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어디 가볼만한 곳이 없을까 지도를 찾아보던 중 올레길 7코스 외돌개-월평올레에 있는 서건도라는 섬이 보였다.

서건도 바다갈라짐, 즉 썰물 때가 되면 물이 빠져서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는 것인데 제주도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해서 한번 찾아가보기로 했다.

 

마침 주말에 나갈 타이밍에 딱 썰물 타임이 되었기 때문에 볼일을 보고난 뒤에 바로 서건도로 고고!

 

 

 

 

저 앞에 보이는 조그만 섬이 서건도이다.

주차장도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기는 하는데 3대가 맥시멈.

 

게다가 저 3대는 동네 주민이 와서 야유회를 하는 것이라서 절대 빠지지 않는 차였다ㅎㅎ

대충 비탈길 근처에서 자동차를 짱박아 두고 내려갔다.

 

 

 

 

 

서건도는 예전에 동네 주민들에게 썩은섬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썩은섬 앞바다에서 종종 돌고래떼가 출현한다고 하는데 이날은 보지 못 했다.

과거의 이야기일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일까?

 

 

 

 

 

 

여기가 올레7코스이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자동차가 다니는 길인 줄 알았는데 그냥 도보 여행만 가능한 길이었다.

바다를 끼고 돌며 옆으로 문섬, 섶섬, 범섬 등이 보이기 때문에 경치도 괜찮을 듯한 코스일 것 같다.

 

 

 

 

 

 

서건도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아니 두 가지인가?

 

하나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서 돌을 잘 밟고 건너가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바닥이 돌밭이라서 우리 애들을 데리고 건너기가 힘들다는 점.

 

아내는 몇 발자국 걷고 나서는 뭐 이런 데가 있냐고, 꼭 가야되냐고 핀잔을 주었지만 나는 한번 와본 이상 끝까지 가야 된다는 주의였기에 한쪽 귀로 흘리고 5살 딸의 손을 잡고 총총총 도망쳤다ㅋㅋ

 

 

 

 

 

 

돌들이 크기 때문에 지나가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어른도 힘들다는 걸 느끼는데 4살, 5살 아이들이야 오죽 했겠는가~

 

아빠가 미안ㅋ

 

 

 

 

드디어 서건도에 도착!

 

사진으로 보기도 했는데 정말 썩은섬에다가 무슨 산책로를 이렇게 잘 다듬어 놓았는지 의아하다.

하루에 두번 길이 열리며 그것도 밀물, 썰물 시간대가 변경하여 아침에 열리거나 점심에 열리거나 저녁에 열리거나 날짜마다 제각각인데 뭐 볼 게 있다고 나무 데크로 정갈하게 산책로를 만들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한 켠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되어 있다.

음... 동네 주민이 야유회를 하기 위해서 만든 건 아닐까?

 

 

 

 

 

 

한쪽으로는 바닷가 갯바위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도중에 계단이 끊겨서 애들이 내려가기에는 위험했다.

주변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기에 여기도 낚시 포인트 중에 하나인가 싶었다.

 

 

 

 

문제는 여기를 다녀온 뒤에 아들 녀석이 아프다고 징징거렸다는 것.

알고보니 손에 가시가 여기저기 박혔는데, 대체 뭘 만져서 가시가 그렇게 박힌 건지 모르겠다.

 

딸은 동생이 가시박힌 걸 보고는 위험하다 싶었는지 길을 갈 때 나무가 있으면 잡지 않고 요리조리 피해다녔다ㅎㅎ

아들도 평소에는 나무가 있던 없던 막 잡고 다녔는데, 가시에 한번 제대로 쏘이고 나니 길가에 나무가 나오면 기겁을 하고 피한다ㅋㅋ

 

이런 걸 보고 체험 교육이라고 하나...??

 

 

 

 

 

 

서건도는 겉에서 봤을 때 되게 조그만 섬이었는데, 실제 안으로 들어가니 수풀이 빽빽해서 마치 산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였다.

물론 오른편에 바다가 언뜻언뜻 보였기에 실제로 그런 느낌은 덜 했지만, 만약 바다가 안 보이고 이렇게 수풀만 우거져 있다면 자그마한 섬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 할 분위기였다.

 

 

 

 

여기는 다른 쪽 전망대.

 

 

 

 

 

저 아래에 악어 바위가 보인다.

 

실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악어처럼 생겨서 내가 이름 붙였다ㅋㅋ

 

 

 

 

요렇게 확대해서 보면 악어 머리가 두둥~

 

아이들과 아내도 나름 공감을 했는지 정말로 악어처럼 생겼다고 호응을 해줬다.

 

 

 

 

 

 

이쪽 전망대(?)는 그냥 노출된 갯바위인데 그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다.

떨어지면 최소 어디 한두 군데 부러질 듯한 높이였는데, 역시 사진으로 보니 그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를 않는다.

절벽을 찍는 구도는 뭔가 다른 게 있는 걸까?

 

 

 

 

 

어쨌든 서건도에 온 기념으로 가족사진 한장~ 찰칵!

 

 

 

 

 

 

서건도 구경을 다 마치고 돌아가는 길~

 

어떤 사람은 서건도를 제주도의 숨은 비경이라고까지 표현하기는 했는데 솔직히 그건 좀 무리수고, 그냥 방치한 섬? 같은 느낌 정도였다.

아내는 두번 다시 안 온다고 성을 내기는 했지만 나는 갈라진 바닷길을 건너는 것과 주변 바다 풍경이 예뻐서 지인이 온다면 한번 쯤 추천을 해주고 싶다.

 

하지만 혼자 가라고 하면 다시 가지는 않을 듯한 여행지?ㅋㅋ

 

그냥 제주도에도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이 있다는 것 정도로만 의미를 부여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