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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2년 넘게 살면서 월정리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구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와보니까 확실히 사람들이, 돈이 월정리에 모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다른 해수욕장은 다들 비수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이곳만은 차들이 줄을 서고 있을 정도로 붐비고 있으니 제주도의 핫플레이스인 건 분명하다.
(아니면 추석날 찾아가서 이렇게 사람이 많았던 걸지도;;)
만장굴 탐사를 끝낸 뒤에 아직 시간이 남은 것 같아서 다음 코스로는 인근이라고 할 수 있는 월정리해변으로 향했다.
애들이 많이 걸어다녔기 때문에 또 걷는 코스는 무리일 것 같고, 소문이 자자한 월정리를 두 눈으로 직접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였다.
월정리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겨준 것들은 다름 아닌 뱀꼬리처럼 길게 늘어선 차량들.
월정리가 뜨는 지역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줄 서 있는 자동차들을 보니 참 대단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더불어 2년 전에 이곳에 땅만 사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차가 하도 많아서 주차를 못 할 줄 알았는데, 한쪽에 주차장을 마련한 공간이 있어서 예상보다 일찍 주차가 가능했다.
애들은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으로 왔다고 벌써부터 들떠 있는 상태였고, 나도 맨발요법이나 할 겸 신발을 벗고 백사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막 차도를 지나서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보니 한 켠에 아이들이 모여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알고보니 용천수가 솓아나는 포인트로 온천처럼 모래가 부글부글 거리면서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아이들, 특히 둘째 아들 녀석은 물 만난 고기 마냥 그대로 발을 담궜는데, 여기가 물이 솟아나는 지역이라서 그런지 아들이 아래로 푹 꺼졌다.
허허,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신기한 마음에 나도 나중에 물이 올라는 곳에 발을 담궈보았는데 그대로 발이 푹 꺼지더라ㅎㅎ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늪지대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발을 헤집고 보다 깊숙히 들어가보니 딱딱한 암반이 나와서 아주 바닥까지 푹 꺼지는 곳은 아니었다.
하긴 진짜로 늪지대처럼 깊숙히 내려가면 위험 지역이라고 줄이라도 쳐놨을 테지.
어쨌든 월정리 해변의 바다 색깔이나 도로 주변의 상가 모습들이 이색적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요 용천수였다.
일단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물놀이를 못 하게 하니 우리 부부를 따라서 잘 다녔다.
도중에 큰 딸은 나무 판때기를 집더니 어디서 봤는지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참, 저런 건 알려주지 않아도 잘도 한단 말이지.
아내는 무엇을 쓰는지 잘 맞추지 못 했지만, 딸이 쓸 글자야 뻔하지 않겠는가.
바로 자기 이름이지ㅎㅎ
내 예상대로 쓰는 순서는 틀렸지만 딸은 하나하나 정성들여 자기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아들은 누나가 뭘 하든 말든 혼자서 이리저리 뛰놀기 바쁘고, 중간에 훼방까지 놓는 등 참 사고뭉치가 따로 없다~
아이들이 잘 노는 것 같아서 애들 보는 건 엄마들에게 맡기고 나는 홀로 월정리해변 탐사에 나섰다.
월정리해변이 백사장이 긴 데다 파도가 얕아서 아이들이 놀기에 참 괜찮아보였다.
중간에 물이 고인 곳에선 자그마한 물고기가 갖혀서 이를 잡으려는 사내 아이들도 보였다.
다만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물고기를 보니 종이컵 가지고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되어 그냥 마음 속으로만 응원을 해줬다.
해변 한쪽에서는 낙하산(?)을 이용한 서핑을 타고 있었는데,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점프하는 모습을 보니 참 부러웠다.
나는 언제 경제적인 여유를 가지고 저런 액티비티도 즐기면서 살 수 있을까~
해변 중간에는 암석이 튀어나온 지대도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작살을 들고 수영하는 사람이 보였다.
분명 대한민국에서 작살을 사용하는 건 불법이라 알고 있는데, 그래도 요렇게들 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월정리해변 한쪽 끝까지 갔다가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보니 아이들은 이미 용천수가 흐르는 곳에서 온 몸을 다 적시며 놀고 있었다.
용천수라서 해수욕장의 물보다 훨씬 차가울 텐데도 참 잘들 논다.
여기서 잠깐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하나 하자면, 비염을 치료할 방법을 찾다 보니 맨땅 요법이라는 책도 보게 되었다.
몸에 쌓여있는 전류를 내보내면 건강해진다는 이론인데, 맨발로 해변가를 걷는 것이 슈퍼 어스 워킹인가 해서 가장 좋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맨발로 해변가 산책을 나섰지만 오히려 평상시보다 콧물이 더 나왔다.
그렇게 하여 깨달은 결론은 역시 나는 몸이 차가우면 안 되는 체질이라는 점이다.
아, 따뜻한 동남아가 그리워져요~~
다시 아이들 얘기로 돌아와서, 애들을 보니 어느새 다른 모르는 애들의 장난감을 강탈(?)해서 놀고 있었다.
그 장난감의 주인인 아이와 같이 놀고 있다면 모르겠는데 장난감만 들고와서 따로 놀고 있으니 뭐라고 하기가 참 애매했다.
뭐, 한참을 그렇게 놀고 있었으니 굳이 상관할 필요는 없겠지?
사진 찍을 건 다 찍었고, 아내도 피곤하다고 캠핑장으로 돌아가자고 했지만 물놀이+모래놀이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은 들은 체 조차 하질 않았다.
그렇게 10여 분 정도를 더 놀다가 아들 녀석이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보고 강제 연행을 결정!
주변에 용천수가 고여있는 곳이 있어서 이곳에서 애들을 씻겼는데 그래서 애들이 춥다고 더 난리였다.
어찌어찌 자동차가 있는 곳까지 도착을 하고, 용천수를 떠온 물로 대충 씻긴 다음에 자동차 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
그뒤 아내가 모래 뭍은 애들 옷을 씻긴다고 한번 더 내려갔다 온 뒤에야 우리는 월정리해변에서 떠날 수 있었다.
아내는 월정리해변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좋다며 자신도 이곳에서 카페를 차려보고 싶다고 하는데, 카페는 커녕 우리에겐 땅 살 돈 조차 없단 말씀~;;
아, 하루 빨리 이 가난함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ㅜ.ㅜ
어쨌든 소문의 월정리해변을 이렇게 두 눈으로 담을 수 있었던 데다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도 좋아 무척 마음에 드는 곳이었지만, 살고 있는 집과 너무나 먼 관계로 다시 찾아올 일은 거의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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