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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신서귀포에 있는 이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한라산 바로 앞에 있는 고근산을 보면서 과연 언제 저기를 올라가보나 싶었는데 제주도 산지 2년 만에 드디어 이 산을 올라가게 되었다.

아마도 신서귀포 주민들한텐 뒷산 정도로 생각될법한 산인데, 중산간도로에서 산 입구까지 길이 뚫려 있기 때문에 차를 끌고 제법 많이 올라갈 수 있었다.

 

일반 산책도로도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에 주차를 하고 올라올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산 입구에서 도로 내려가자고 할 만큼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었다.

 

 

 

 

 

 

인도가 있다고는 하나 우리 가족은 4살, 5살 아이들이 있다.

특히 4살 아들 녀석이 천방지축이라서 언제 차도로 뛰어들지 모를 일이니 가급적이면 차가 안 다니는 길에 풀어 놓는 게 좋겠지~

 

 

 

 

 

등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철푸덕 주저 앉은 아들 녀석.

체력도 짱짱한 게 안 가겠다고 무슨 떼를 쓰는지 모르겠다.

 

결국 어르고 달래서 다시 출발~

 

 

 

 

 

 

본격적으로 계단을 통한 등산이 시작되기 전에 화장실이 나온다.

정상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하는데 화장실을 가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되는 게 다소 불편하다.

 

가보지는 않아서 실내 청결 상태는 어떨지 모르겠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갈림길이 나왔다.

어디로 가야 될지 고민좀 하다가 오른쪽을 선택!

 

 

 

 

 

 

그런데 뒤따라 오던 아내와 딸은 왼쪽 길을 선택한 게 아닌가?

그냥 위에서 합쳐질 거라고 생각하고 간다는데, 나 또한 아들 녀석과 제법 많이 올라온 상태라 길을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아들은 엄마랑 같이 가겠다고 돌아간다는 걸 위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달래서 올려보냈다ㅎㅎ

 

 

 

 

 

 

조금 올라가보니 지압 바닥과 함께 운동기구가 놓인 장소가 나왔다.

사실 이곳에서 계속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그랬다간 아내와 딸과 길이 계속 엇갈릴 것 같아서 지압 바닥을 통해 반대편으로 찾아가봤다.

 

 

 

 

 

 

다시 만나게 된 오누이.

 

역시 나와 아들이 올라갔던 길로도 길이 있고, 아내와 딸이 올라갔던 길로도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아마 내가 이쪽으로 오지 않았다간 우리 가족은 정상에서나 상봉했을지도 모르겠다ㅎㅎ

 

 

 

 

 

 

 

고근산은 계단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편하다면 편하고, 불편하다면 불편한 등산로였다.

내 입장에선 편했지만, 계단을 싫어하는 아내는 힘들다고 하소연이었다.

 

그래도 애들 입장에선 오히려 이런 길이 편했기 때문에 으쌰으쌰 잘도 올라갔다.

물론 중간중간 힘들다고 할 때는 계단에 걸터 앉아 쉬기도 했지만 그래도 징징거리며 떼를 쓴 건 아니니 그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다.

 

 

 

 

 

 

아들 녀석은 슬슬 힘들었던지 두발과 두손을 다 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가족이 그를 내팽개치고 버려두자 서둘러 일어나서 뒤따라온다ㅎㅎ

 

 

 

 

 

드디어 등장한 고근산 정상!

 

역시 열심히 등산한 다음에 맛보는 높은 곳의 절경이란!

 

제주도에는 무수히 많은 산, 오름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비슷한 느낌을 주는 법이 없다.

이 산은 이 산 대로, 저 산은 저 산 대로 정상에서 구경하는 맛이 참 색다르다.

 

 

 

 

 

대륜명소 12경이라고 하는데 가본 곳도 있고, 안 가본 곳도 있고~

그래도 대체적으로는 거의 다 가본 것 같다ㅎㅎ

 

 

 

 

 

정상에 왔으니 단란하게 가족사진 한장~

 

 

 

 

 

 

저 멀리에는 산방산과 군산오름이 보인다.

 

이렇게 보니 확실히 군산오름보다 산방산이 높긴 높구나.

 

앞쪽에 튀어나온 절벽은 대평리의 박수기정인데 날이 흐려서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다.

 

 

 

 

정상에는 대한민국의 여느 뒷산이 그렇듯이 여지 없이 이런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쪽은 정상의 다른쪽 전망대.

바로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이쪽으로도 배경이 좋아서 가족사진을 찍으려 했다.

 

하지만 딸이 찍기 싫다고 하자, 아들도 따라서 안 찍는다고 갔고 결국 우리 부부 둘이서만 찍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나니 그제야 딸이 자기도 찍어달라는 게 아닌가?

이제 가족 사진을 찍기 싫어할 나이인가??

 

어쨌든 찍겠다는데 찍어줘야지 뭐~

손으로는 하트를 만드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하트를 구경한 적은 없다ㅋㅋ

 

 

 

 

요기는 바람이 많이 불 때 대피하는 장소라고 생각되었는데, 자물쇠가 잠겨 있었다.

 

어이, 이봐. 나중에 태풍이 오면 어쩌라고 잠궈둔 거야?

 

 

 

 

꼭대기라서 바람이 세차게 불었기에 많이 추웠지만 아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놀았다.

단순히 등산을 할 때는 고된 육체 노동이지만, 이렇게 놀만한 공간에서 풀어놓으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오르락 내리락 아주 정신 없이 논다.

 

역시 애들이 힘들다는 말은 곧이 곧대로 믿을 바가 못 된다ㅋㅋ

 

 

 

 

 

 

한참 놀게 놔둔 다음에 내려자가고 꼬셔서 내려갔더니 그 다음에는 운동 타임 되시겠다ㅋㅋ

 

딸은 이제 키가 제법 커서 이런 저런 운동기구를 잘 조절하는데, 아들은 아직 그러지를 못 한다.

어쨌든 이곳에서도 이것저것 한참을 가지고 논 다음에 내려갈 수 있었다.

 

 

 

 

 

고근산에도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곳이 있는 모양이다.

하긴 앞 바다로 범섬, 문섬, 섶섬 그리고 서귀포 시까지 조망이 가능하니 이곳도 풍경이 멋진 곳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내려가다 보니 단풍나무가 보이더라.

종종 보였던 것으로 보아 가을철 단풍이 곱게 물들면 단풍구경을 하러 한번 더 찾아와볼만 햇다.

 

 

 

 

요렇게 해서 가벼운 나들이로 선택한 고근산 등산을 마무리했다.

 

이번에도 등산이다보니 아이들은 많이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한번도 안 업히고(업어줄 일도 없겠지만ㅋㅋ) 정상까지 잘 올라갔다.

올라가는 것만 해결되면 내려가는 건 쉬는 일 없이 잘 내려간다.

 

우리 집에도 근처에 이런 산이 있다면 종종 운동삼아 올라갈 텐데 주변에 산이 없다는 게 참 아쉽다.

 

그런 점에서 신서귀포는 거주지역으로 참 괜찮은 것 같다. 시청 있겠다, 뒷산 있지, 이마트 있지, 월드컵경기장 있지, 조금만 앞에 나가만 바다 있지, 중문 해수욕장 있지......

뭐, 그러니까 땅값도 그렇게 비싼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