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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300개가 넘는 오름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오름을 하나하나 다 오르는 데에도 1년이 소요된다고.
다 오를 수 있는 오름인지, 그리고 오를만한 오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오름들 사이에 제주의 이단아로 취급되는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서귀포시 서남부에 위치한 단산오름(바굼지오름)이 되시겠다.
이 오름이 이단아인 이유는 생김새가 독특해서인데, 실제로 찾아가보면 보통 오름이 가운데 봉우리가 볼록 튀어나온데 반해 이녀석은 양쪽이 삐죽 튀어나와 마치 박쥐모양 같다고 해서 단산오름이라 불렸다.
바굼지오름의 유래는 제주도가 물에 잠겼을 때 바구니처럼 둥둥 떠 보인다고 해서 바굼지(바구니의 제주어) 오름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골때리는 사실 하나는 네이버 지도에서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바굼지오름으로 검색하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인성리'라고 나오고 단산오름이라고 하면'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라고 한다.
둘 모두 한 오름의 다른 이름일 뿐, 이름이 바뀐다고 오름의 위치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이름이 바뀐다고 오름의 주소가 바뀌니 참 웃지 않을 수 없는 해프닝이다.
어찌 되었든 항상 산방산 근처를 지날 때마다 참 신기하게 생긴 오름이 다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곳을 올라갈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언젠가 가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되어 온 가족(4살 아들, 5살 딸, 아내, 나)이 함께 이 단산오름을 올라가게 되었다.
단산오름을 올라가기 위해선 먼저 등산로를 찾아야 한다.
근데 이게 인터넷 상에서 아무리 뒤져봐도 올라가는 길이 제대로 표시된 곳이 없었다.
분명 '단산 올라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을 찍은 사진은 몇 장씩 보였는데 구체적으로 올라가는 길이 어디라고 표시해 놓은 글은 없지 않은가?
실제로 어떤 블로거는 길을 못 찾아서 이상한 길로 올라갔드는 말도 있었다.
나도 설마 길을 못 찾을까 싶었는데, 정말 못 찾았다ㅋㅋㅋㅋ
아, 이놈의 등산로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야 말이지.
그래도 단산사 옆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서 한번 차를 세워두고 가보았더니 사진과 같이 등산로 비스무리하게 길이 잘 닦여 있었다.
등산로라 표시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길이 마련되어 있는 이상 올라가다보면 정상에 도착을 할 테니 그냥 이길을 따라 올라가보기로 했다.
시작은 약간 경사진 비탈길부터.
경사가 나름 있었기 때문에 우리 애들은 시작부터 힘들다고 징징댔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앞서 갔는데 어쩌겠는가, 뒤따라와야지ㅎㅎ
비탈길을 올라오자 바로 바위 길이 등장했다.
단산오름이 제주 오름의 이단아라고 했는데 확실히 등산길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렇게 흙이 없는 바위길을 걸어 올라간다는 게 뭔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물론 색다른 느낌만 주었다면 좋았겠지만, 이 바위로 된 길도 경사가 상당히 되는지라 발을 잘못 삐끗하면 저 수십 미터 아래로 데굴데굴데굴 굴러갈 형편이었다.
어른들이야 중심만 잘 잡으면 되겠지만, 4살, 5살짜리 애들 끌고 올라가려니 살짝 가슴이 철렁했다.
아내는 '이거 애들 데리고 올라갈 수 있어?'하면서 나를 타박했지만 난 꿋꿋하게 버티면서 계속 정상을 향했다.
사실 단산오름이 겉에서 봤을 때 그리 높지 않았기에 길이 좀 험해도 조금만 고생하면 정상까지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고집을 피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오판이었지ㅋㅋㅋㅋ)
그러나 바위 코스만 지나면 길이 조금 괜찮아질 거란 나의 예상과는 달리 계속해서 난코스가 이어졌다.
옆으로는 급경사 지역이라 애들이 발을 헛디뎌 잘못 굴렀다간 저 아래로.....안녕~~
그래서 앞쪽은 내가, 뒤쪽은 아내가 맡으면서 애들을 잘 감시하면서 올라갔다.
게다가 주변 나무 중에는 이런 손가락만한 가시가 달린 나무도 존재했다.
아니, 이런 버라이어티한 등산길이 다 있나!
괜히 단산오름이 제주 오름의 이단아가 아닌 모양이다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둘째 아들 녀석은 오르막 길을 다 벗어나 평지 구간으로 들어서자 다시 제 세상이 되버렸다.
제일 먼저 어딜 가겠다고 쌩~하고 앞장서 나간다.
이럴 때는 체력이 좋아서 어디든 데려갈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반면, 나이가 어려 미아가 되기 쉽상이니 사람 많은 데는 강아지끈이라도 메야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큰 딸은 말이라도 하면 멈춰서 기다리는데, 이녀석은 기다리라면 더 앞으로 도망친다ㅋㅋㅋㅋ
단산오름이 위치한 자리가 좋아서일까.
오르는 내내 전망은 탁 트여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특히 안덕면 사계리나, 대정읍 쪽으로는 평지 위주이기 때문에 밭이 정갈하게 펼쳐져 있고, 저 멀리 바다로 형제섬이나 송악산, 산방산 같은 산들이 보이니 그 경치가 기가 막혔다.
바로 앞에 길이 안 보여서 솔직히 살짝 깜짝 놀랐다.
그래도 설마 가는 길목에 갑자기 낭떨어지가 생길 일은 없을 거라는 예상과 아들 녀석이 아무리 경우가 없기로서니 높은 곳에서 무턱대고 장난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천천히 뒤따라 가봤다.
예상대로 내리막길이 있는 곳이라 낭떨어지 처럼 보이는 곳이었는데, 그래도 저 주변으론 진짜 절벽이 존재했기 때문에 확실히 바굼지오름을 애들을 데리고 오르기 위해선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라는 건 나의 의견이고 아내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단다. 난 재밌는데ㅋㅋ)
옆쪽으로 요런 낭떨어지가 보인다ㅋㅋ
뭐, 발 헛디뎌 떨어져도 죽지는 않겠지만, 어디 두세 군데는 쉽게 부러뜨릴 수 있을 만한 낙차다.
실제로 보면 아찔한데, 사진으로 찍으면 왜 그 느낌이 안 살아나는지 모르겠다.
저 멀리 형제섬이 보인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섬이기는 하지만 단산에 올라서 보니 그 느낌이 또 색달랐다.
어떻게 보면 형제섬과 똑바로 마주보고 있는게 이 단산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제야 아이들이 다닐만한 평지 지형이 나왔다.
겉에서 봤을 땐 무슨 동산 올라가는 것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건 등산이 아니라 거의 익스트림 스포츠급이다.
그래도 그런 힘들 길을 이런 뷰를 통해서 보상받는다.
주변이 탁 트여 있으니 이래서 사람들이 산을 찾나 싶다.
길을 좀 더 가보니 앞장서던 아이들이 멈췄던 구간이 있었으니 바로 밧줄타기 코스!!
와......이제는 갈 데까지 가는 모습이다.
아내는 이걸 보고 어떻게 여길 오르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못 갈 게 또 뭐가 있겠는가.
나는 아들을 맡아서 올려보내고, 아내는 딸을 맡아서 올라갔다ㅋㅋ
그래도 경사가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라서 애들도 밧줄을 잡고 혼자서 잘 올라갔다.
애들 입장에선 힘이 들더라도 오히려 이런 게 더 재밌지 않으려나?
(참고로 난 재밌었다ㅋㅋ)
밧줄 잡고 올라가니 그 다음엔 암벽 등반 코스ㅋㅋㅋㅋㅋㅋㅋ
아, 무슨 작달만한 오름이 별의 별 등산코스가 다 있는지 모르겠다.
이건 마치 도봉산을 축소해 놓은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암벽에 밧줄 잡고 가는 코스가 도봉산이던가, 북한산이던가~)
애들 엄마는 넉다운.
한참 올라가서 정상처럼 보이는 부분에서 또 넉다운.
그래도 시원한 전망이 나왔으니 여기서 기분 좋게 가족 사진을 한장 찍었다.
그동안 올라가면서 바닷가 쪽만 봤는데, 그 반대편인 한라산 쪽 전망도 훌륭했다.
다만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서 한라산 꼭대기까지는 보이지 않았다는 게 다소 안타까웠다.
사진을 찍은 곳이 정상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더 높은 봉우리가 있었다.
참, 정상 가는 길이 멀고도 험난하구나~
저기가 아마도 정상의 반대쪽 봉우리인 듯 싶다.
생긴건 멋있어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등반 코스는 없어 보였다.
하긴 저런 경사를 올라가려고 한다면 저건 진짜 제대로 된 암벽 등반을 해야될지도 모르겠다.
용머리해안의 산봉우리~
송악산 쪽 전경.
이 단산오름이라는 녀석이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을 수가 없는 게 가다가 난데 없이 이런 길까지 등장한다.
바로 대나무 숲길!
제주도가 예전에 대나무를 많이 키웠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설마 이 단산오름까지 대나무 밭이었는 줄 몰랐다.
나무가 얼마나 빽빽하게 심어져 있는지 무슨 정글을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보면 대체 어디를 올라가고 있는지 어찌 알랴ㅋㅋ
그냥 근처의 대나무 숲에 놀러간 것 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가는 길이 쉬워진 건 아니라 아이들은 중간중간 두 손까지 써가며 정상을 향한다.
다른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칭얼거리는 것 없이 잘 가주었으니 그것만 해도 얼마나 기특한지!
큰 딸은 처음엔 나무를 만지면 다치기라도 하는 줄 알고 처음에는 작은 나뭇가지라도 앞을 가로 막고 있으면 무섭다고 지나가질 못했다.
하지만 대책 없는 둘째 아들이 누나를 위해서 나무를 치워주면서 나아가자, 이제 큰 딸도 나무를 붙잡아 손으로 치울 수 있게 되었다ㅋㅋ
드디어 단산오름(바굼지오름)의 정상에 도착했다!!!!
와, 정말 힘들었다.
그렇게 우습게 보였던 오름이 실상 내막은 이랬을 줄이야!
원래는 갔다오고 나서 잠깐 뒷산 좀 다녀왔다는 식으로 글을 쓸 생각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장황하게 사진까지 올려가면서 글을 쓰는 이유가 그만큼 올라가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나는 뭐 재미만 있었지 딱히 힘든 건 없었지만 애들과 특히 아내가 힘들다고 성화여서;;;
요기는 넘어가지 말라고 선으로 막은 곳을 넘어가서 찍은 사진이다.
여기야 말로 진정한 낭떨어지, Diving to Die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으로 보니 역시 그렇게까지 실감은 나지 않지만 직접 보면 아찔한 기분이 들 것이다.
정상에서는 오히려 여유있게 사진을 찍으면서 보내질 못 했다.
왜냐하면 먼저 정상에 와서 기다리던 아내가 주위에 모기가 엄청 많다고 쉴 수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긴팔, 긴바지를 입은 나로선 공감이 안 되는 대화다만...)
그래서 사진이고 뭐고 아이들과 같이 올라온 날 보자마자 바로 하산길로 쓩쓩~
원래 열심히 등반해서 정상까지 왔으면 느긋하게 쉬면서 세상구경 좀 해줘야 하는데 그럴 기분 누릴 새도 없이 사진만 후다닥 찍고 뒤따라 갔다.
내려가는 길은 그나마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이게 원래 등산로였구나 싶었다.
과연 내려가면 어디서 튀어나오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려가는 것 자체는 편하게 내려갈 수 있어 보였다.
....라는 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ㅋㅋㅋ
아니, 뭐 내려가는 길도 이모양인가?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오름이다.
괜히 제주도 유일의 오름, 오름의 이단아로 불리는 게 아니었나보다ㅋㅋㅋ
어쨌든 저런 코스만 통과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계단길만 나온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또 다시 이런 코스가 등장한다.
옆에 있는 밧줄을 잡고 가는 코스인 듯 싶었는데, 풀이 있기 때문에 차라리 오른쪽으로 해서 내려오는 게 편했다.
그래도 이 정도야 올라왔던 길과 비교하자면 애교 수준이 아닐까ㅋㅋㅋ
이 코스까지 지나면 진짜 험난한 코스는 모두 끝이 난다.
쓸데 없이 큰 테이블~
다과회를 무슨 뷔페 처럼 차려놔도 충분할 크기다.
우리 애들은 그 험난한 길을 오르내렸음에도 체력이 짱짱한지 계단을 열심히 뛰어내린다.
특히 아들 녀석이 이런 걸 더 좋아한다.
내려오는 길에도 계단이 가파르다고 엄마한테 그렇게 혼났음에도 엄마가 사라지자 둘이서 아주 신이 났다.
난 제주도에 밤나무가 없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버젓이 보이더라~
개인적으로 밤을 좋아하기 때문에 혹시 주변에 남은 게 있을까 싶어 찾아보았는데 모두 까뒤집힌 상태였다.
나무를 보니 몇 개 메달려 있기는 했지만 문제는 던질만한 돌멩이, 나무막대기 하나 없었다는 것.
그렇다고 지갑이나 차 키를 던질 수는 없으니ㅎㅎ
표지판에 단산 산책로라고 나와 있다.
말 그대로 800m는 타이어매트로 산책로로 되어 있으며, 150m는 목재계단으로 올라간다.
우리가 올라갔던 길은 아예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일종의 사파였던 모양이다.
(혹은 마도?)
그런데 표지판을 보니 120m정도 샛길로 가보면 진지동굴이 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여기서 고민을 했다.
가보고는 싶은데 애들이 피곤해할 것 같았다.
아내는 먼저 가버려서 아예 보이지도 않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내의 성격상 여긴 다시 오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서 진지동굴을 더 가고 싶었다.
고민 끝. 올라가야지ㅋㅋㅋ
그래서 이런 길들을 으쌰으쌰 하고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했다.
솔직히 애들이 못 걸을 것 같아서 동굴이 보이면 나 혼자서라도 살짝 보고 올까 싶었는데 오히려 애들이 엄마 아빠가 없으니 억지로라도 따라잡으려고 했는지 열심히 뒤쫓아 왔다.
우리 애들 체력이 보통이 아니구만~
그래서 드디어 도착한 일제 진지동굴!!!
일본 놈들의 만행을 느끼고, 동굴도 구경할겸(이게 본 목적) 안쪽 깊숙히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깊고 빛이 안 들어가서 무척 깜깜한 게 아닌가?
바닥도 축축해서 진흙이 있었고, 분위기도 음산해서 안쪽 깊숙이 들어가기가 살짝 거림찍 했다.
그래서 타협안으로 후레시로 사진을 찍었는데 솔직히 저게 동굴의 끝인지는 모르겠다.
저 꺾인 부분까지 들어가서 더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끝까지 가면 다른 차원으로 가는 워프 게이트가 나와서 거기로 빨려들어갔더니 갑자기 몬스터가 출현하고 마법사가 등장해서 제자로 받아주고....응?) 불이 없는 데다 바닥도 젖어 있어서 솔직히 신발이 젖고 싶지는 않아 사진을 찍은 걸로 만족했다.
아이들은 무섭다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래도 아빠가 앞장서니 밖에 있으라고 해도 알아서 기어들어오더라ㅎㅎ
다만 길이 미끄러워서 결국 아들 녀석은 철퍼덕 진흙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짧게 동굴 탐사를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증거 사진 한장~!
그래도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체력이 완전히 방전된 건 아닌 모양이다.
축처진 딸의 모습ㅋㅋㅋ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그에 비해 아들 녀석은 아직도 팔팔해서 여전히 혼자 앞장서서 달려가고 난리다~
드디어 거의 끝까지 도착한 느낌이다.
아이들은 이 정자를 보더니 여기서 쉬겠다고 신발을 벗고 올라선다.
내가 빨래하는 거 아님
요 아이들이 재밌는 게 그동안 힘들다고 그렇게 축 쳐져 있더니 여기에 도착하자마자 쉬기는 커녕 여기저기 뛰놀면서 얼마나 재밌게 노는 건지ㅋㅋㅋ
밥 배 따로, 빵 배 따로라는 말이 있듯이 애들도 걷는 체력 따로, 노는 체력 따로인 모양이다.
그래도 힘이 많이 들었을 테니 적당히 놀고 가자고 하면 갈 줄 알았는데, 나중에 엄마가 멀리서 불러도 가질 않더라ㅋㅋㅋ
그래서 한참을 더 놀게 한 다음에 억지로 끌고 내려갔다.
저게 꽃인지 잎사귀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생긴 것으로 보나 달린 위치로 보나 꽃이겠지?
여기가 원래 단산오름을 올라가는 입구랜다ㅋㅋㅋ
이러니 대체 아는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이 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바굼지오름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선 우리가 올라갔던 길로 올라가고 원래를 등산로로 내려오는 게 낫지 않나 싶다.
전망도 그쪽이 훨씬 멋지고, 재미도 있으니 말이다.
아들녀석이 먼저 달려가 엄마에게 푹 안긴다.
극적인 모녀 상봉~
따지고 보면 단산오름의 등산로는 여기서 바로 왼쪽편에 있는 것인데 어차피 단산사 쪽으로도 길이 잘 조성되어 있는 만큼(밧줄까지 구비되어 있지 않은가), 이쪽도 충분히 등산로로 활용할만 하다.
아내는 치를 떨면서 두 번 다시 안 오겠다고 했지만 나는 단산의 매력에 홀딱 반해서 나중에 시간이 나면 혼자서라도 한번 더 찾아올까 생각 중이다.
정말 이런 오름이 있었다니, 제주도에서 유일무이한 오름이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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